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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장애인의 탈시설’을 반대하는 이유

작성일
2020-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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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장애인의 탈시설’을 반대하는 이유
처음에 화내던 가족들도 지원서비스 설명 듣고는 누그러져
탈시설, 가족과 시민이 함께 완성해나가야 할 과제

 

과거 가평 꽃동네 '희망의 집'에 거주하는 선우(가명) 씨와 친구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 ‘시설에서 잘 살고 있는 그를 왜 꼬드겼냐?’

 

노들장애인야학 학생이었던 선우(가명)는 2008년 건강 악화로 지역사회에서 생활이 불가하다는 가족의 판단으로 물 좋고, 공기 좋은 경기도 한 장애인거주시설로 입소하게 되었다. 본인의 의견은 묻지 않은 오롯한 가족의 판단으로 그는 난생처음으로 감옥 같은 삶을 맞이하게 되었다. 그리고 몇 년 후 선우가 시설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를 찾아간 노들야학 교사들에게 본인의 탈시설 의사를 전달하였다.
 

상황은 여의치 않았다. 그의 건강은 그사이 매우 악화하였고, 명절 때면 찾아오던 가족의 방문도 거의 끊겼지만 여전히 그의 자립을 반대하는 가족이 있었기에 시설은 그의 탈시설을 매우 완강히 반대하였다. 첫 외출을 감행하기 위해 단단히 준비하고 간 노들야학 교사들은 면회조차도 반대하는 종사자들과 싸웠어야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선우의 가족이 노들야학에 찾아왔다. (▷ 관련 기사 : 꽃동네 거주인 J 씨의 ‘외출 프로젝트’)

 

평소에도 장애인 동생을 두들겨 패던 형의 인상은 무서웠고, 날이 선 누나들의 태도도 만만치 않았다. 그의 가족은 우리를 만나자마자 ‘시설에서 잘 살고 있던 그를 왜 꼬드겼냐’고 따져 물었다. 맞다. 자립해서 살 수 없다는 가족의 판단에 맞서 우리는 그에게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다고 꼬셨다. 왜냐하면 그가 시설에서 있었던 십여 년의 시간 동안 우리의 투쟁으로 활동지원시간도 많이 늘었고, 시설에서 나온 장애인을 위한 주거서비스도 생겼기에 우리에게는 선우와 그의 가족에게 ‘중증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자립생활 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우리가 열 페이지 남짓한 탈시설 자립지원계획을 설명할 때만 해도 가족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아무리 이런 것들이 있어도 그가 나오면 가족의 일상에 영향을 미칠 게 자명하니 우리의 설명은 그들에게 번지르르한 이야기로만 들렸을 것이다. 그런 가족에게 선우가 탈시설 하면 나오게 될 집을 구경시켜 드리자 표정이 바뀌기 시작했다. 정말 여기서 살 수 있냐, 그리고 정말 당신들이 그를 책임질 수 있냐고 묻기 시작했다. 우리는 그렇다고 대답했고, 가족은 ‘본인들은 책임질 수 없으니 우리에게 알아서 하라’고 했다. 더 이상의 가족에게 선우의 자립을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내용전부보기: http://beminor.com/detail.php?number=14544&thread=03r01

원문출처: 비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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