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의무제 폐지하면 부작용이 더 클 거라구요?
- 작성일
- 2017-11-20
- 첨부파일
'자녀에게 재산증여 후 수급 신청' 등 우려, "근거 없다"
장애인부모단체가 부양의무제 폐지를 요구하며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이달 초부터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위한 민관협의체가 본격 가동됐다. 시민사회는 이 협의체에서 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으나, 보건복지부는 여전히 예산 문제와 부정수급 우려를 제기하며 폐지가 아닌 '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이처럼 부양의무제 폐지로 나아가기 위해선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렇다면 앞으로 제기될 부양의무제 폐지의 주요 쟁점은 무엇이 있을까? 17일 오후 3시 참여연대와 비판복지학회가 공동기획한 포럼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의 주요 쟁점과 과제>에서 이에 대한 심도 깊은 토론이 진행됐다.
쟁점 1.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로 추가 소요될 예산은 얼마?
정부가 지난 8월 내놓은 기초생활보장 기본계획에 따르면, 비수급빈곤층(소득인정액이 중위기준소득의 40%이하 이면서 수급자가 아닌자)의 규모는 93만명이다.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로 추가 소요되는 재원규모는 국비와 지방비를 합해 8~10조로 추산된다. 하지만 허선 순천향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 추계가 과다 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정부가 사용한 기초생활보장실태조사를 활용한 소득인정액과 정밀한 행정조사로 산출된 소득인정액 간의 괴리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실태(설문)조사에서는 소득과 재산에 대해 응답자가 과소 보고했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수급신청시에 이용되는 전산망을 통한 소득 확인 방법과 그 차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울형기초보장제도가 부양의무자 기준을 대폭 완화했음에도 그 수급자 수가 5천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예시로 들었다. 그는 “실태조사 데이터를 활용한 비수급빈곤층 규모가 과다 추산 됐거나 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하게 만드는 요인이 어떤 것인지 분석이 필요하다”고 첨언했다.
반면, 이찬진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은 예산 논쟁보다 사회적 결단이 더 중요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나 허 교수의 추계는 산출방식의 차이일 뿐이다. 부양의무자기준 완화 및 폐지는 제도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는 사회적 부양을 실천하겠다는 공동체의 합의를 포함해 여기에 소요되는 재정에 대한 연대책임을 지겠다는 사회적 결단의 문제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쟁점 2. 부작용은 없을까?
- 자식 등에게 재산증여 후 수급 신청 할 가능성
우선,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은 기준보다 낮으나 재산기준이 걸려 수급자가 되지 못하는 사람들의 경우, 자식에게 재산증여를 한 후 수급신청을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배진수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변호사는 이런 방식의 부정수급이 우려되는 집단은 65세 이상 노인들 중 은퇴 후 소득이 거의 없거나 저임금·불안정 고용에 시달리는 노인층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들이 부정수급을 할 요인은 매우 낮다고 주장했다. 그는 “17년 생계급여를 기준으로 월 소득 약 49만원 이하의 독거노인은 자산빈곤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노인 부부가구중 자산빈곤층은 약 9천만원 (12년도 기준 중위자산규모의 50%) 이하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게서 (재산의 소득환산시) 공제되는 기본재산액이 8천 5백만원이므로 수급을 위해 재산을 증여해야 할 이유가 부족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덧붙여, 허선 교수는 현 제도가 유지된다면 부정수급자가 될 가능성이 없다고 일갈했다. 그는 “현재는 수급신청자의 5년 전 재산까지 조회해 그 재산지출의 적절성 여부, 은닉하지 않았다는 증명을 해야만 수급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재산증여 후 5년이 지나서 신청을 한다고 하더라도 매우 낮은 소득재산기준으로 인해 열악한 환경을 감수하면서도 수급자로 선정되려 재산을 증여할 사람은 많이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 미혼 자녀 혹은 동거 부모로부터 가구분리 후 수급신청의 문제
허 교수는 이 또한 현 규정상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소득활동이 없는 30세 미만의 미혼이 수급신청을 할 경우 가구분리는 불가능하다. 또한 30세 이상이라고 하더라도 근로능력자이면, 조건부수급자로 선정돼 취업성공패키지 등으로 연결된다. 수급자가 대폭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은 매우 과도한 우려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가구분리를 권장해야 하는 곳도 있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70대 저소득 노부부가 40대 미혼 자녀를 부양하고 있다면, 오히려 노인빈곤 예방 등을 감안해 부양의 책임에서 벗어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첨언했다.
배 변호사는 이 경우, 폐지 반대론자들의 주장처럼 도덕적 해이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독립적 생계유지가 불가능할 정도라면 부모의 경제력과 관계 없이 급여를 받아야 한다. 부모로부터 도움을 받는다면 사적이전소득을 파악해 소득인정액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이 이미 있다"라며 "주소이전만 하고 실제로는 같이 사는 것만을 부정수급으로 볼 수 있는데, 이는 확인조사로 처벌하면 될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 가족 간 이전소득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허 교수는 “현재 수급자 선정시에도 가족간 이전소득은 제대로 파악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부양의무제 폐지로) 가족 간 이전소득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는 과도하다. 의심되는 상황이 생기면 정밀조사 하면 될 일”이라고 언급했다.
배 변호사는 “부양능력이 있음에도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런 경우는 부양의무를 다 했을 때 인센티브를 주는 등의 방식으로 유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부양의무자 중 극소수에 해당하는 도덕적 해이를 찾아내기 위해 소득과 재산을 조사하고 가족관계가 해체됐는지를 찾는데에 행정력을 쏟아야 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17일 참여연대와 비판복지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포럼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의 주요 쟁점과 과제>가 열렸다.
쟁점3. ‘선보장 후징수’가 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의 대안?
'선보장 후징수' 제도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로 가족부양 우선 원칙이 훼손될 우려를 잠재우고자 제기된 대안이다. 국가가 우선 수급자에게 급여를 제공하고 사후에 수급권자의 부양의무자에 대한 재산, 부양능력, 소득 등을 조사해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배 변호사는 오히려 선보장 후징수가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봤다. 그는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의 핵심은 오로지 수급자의 소득과 재산으로만 수급자격을 결정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선보장 후징수가 된다면 부양의무자에 대한 소득재산조사 강화, 후징수 건수나 후징수가 안 된 사례에 대한 감사 등 행정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결국 부양의무제 폐지를 통해 사각지대를 해소하고자 했던 것과 배치될 수밖에 없다”라고 주장했다.
[출처] 부양의무제 폐지하면 부작용이 더 클 거라구요?|작성자 newsbeminor
| 번호 | 제목 | 작성일 |
|---|---|---|
| 391 | 하루 8시간 일하고 월급 15만원...“장애인 노동권, 이대로 괜찮습니까?” | 2017.12.06 |
| 390 | 무장애 서울여행 토크콘서트 \'휠체어로 서울여행\' 개최 | 2017.12.06 |
| 389 | 단 한 번도 사회서비스 공급자였던 적 없는 정부, 공단 설립으로 역할 감당해야... | 2017.12.04 |
| 388 | ‘만 65세 장애인 복지 선택권 보장’ 인권위 권고에 복지부 \"수용할 수 없다\"... | 2017.11.27 |
| 387 | “중증장애인도 일하고 싶다”… 중증장애인 100여 명 장애인고용공단 기습 점거... | 2017.11.22 |
| 386 | 유엔사회권위원회 \'차별금지법 제정\', \'부양의무제 폐지\' 권고...우리의 과제는?... | 2017.11.21 |
| 385 | 부양의무제 폐지하면 부작용이 더 클 거라구요? | 2017.11.20 |
| 384 |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위한 민관협의체, 2차 회의 열려 | 2017.11.15 |
| 383 | 아무나 할 수 있는 일? ‘돌봄노동에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라!’ | 2017.11.13 |
| 382 | 경기도, 탈시설 흐름 거스르는 ‘법인화 기준 완화안’ 결국 강행 | 2017.11.0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