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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라는 편견을 걷어버린다. 나는 나다

작성일
2019-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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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라는 편견을 걷어버린다. 나는 나다예술경영가 임지윤
채지민 객원기자  |  cowalk1004@daum.net

 

 

 
▲ 뉴욕 브로드웨이 슈베르트 극장(Shubert Theatre) 앞에서. ◉사진제공. 임지윤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된다면, 그렇게 조용히 묻어두고 지내는 게 가능하다면, 자신에게 던져질 냉담한 사회의 차가운 시선은 피하고 싶은 게 사람의 본성 아닐까? 더군다나 자신이 가진 ‘소수성’이 하나가 아니라 여럿이라면, 내면의 방어막은 더욱 더 단단한 벽으로 울타리를 치게 마련이다. 그런데 아니란다. “상관없어요. 감출 이유가 뭐가 있어요? 그 모두가 저의 한 부분 한 부분이니까, 감추거나 숨길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게 저의 생각이거든요.” 그 당당함이 그를 이 세상 한가운데로 이끌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젊은 청년 임지윤 씨가 독자 여러분께 인사를 전한다. “자신만의 인생을 사세요. 한 번뿐이니까요.”라고 말이다.

 

# Scene 1 – 장면 하나

“사실 전공은 열아홉 살 때 생각한 것 같아요. 우리나라 교육방침에 따라서, 열아홉이 되면 전공을 정해야 하는 나이가 되잖아요. 전공은 직업을 찾다가 선택했어요. 하우스 매니저라는 직업이 제 가슴에 확 와 닿았거든요. 연출은 공연 안에서의 부분을, 기획은 공연 밖에서 마케팅, 홍보, 예산, 지원 같은 걸 담당해요. 극장 안에서 관객들과 만나면서 안내하고 진행을 맡는 책임자가 하우스 매니저인데, 제가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고 공연도 좋아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결정된 것 같아요. 좀 늦게 진로를 정했지만, 그래도 ‘바로 이거다!’ 하는 확신이 들었으니까요.”

 

임지윤 씨는 ‘제가 공부 쪽으로는 소질이 없는 것 같아서’라며 사족을 달았지만, 그는 어릴 때부터의 꿈이 선생님이었을 만큼 공부하기를 좋아했단다. 그런데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공부하는 신체적 자세가 힘들어져서 공부를 놓게 됐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두 팔 모두 팔꿈치 아래로 기형이에요. 선천성으로 팔 길이가 짧고, 원래는 양 손목이 안쪽으로 90도 굽어 있었어요. 몇 년 전부터 수술을 거듭하면서 180도로 펴게 됐고, 제가 원래 엄지손가락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검지를 엄지 자리에 이식하는 수술을 해서, 지금 이렇게 손목과 손에 수술자국이 많이 남아 있어요. 짧은 팔로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해야 하니까, 상체가 계속 앞으로 숙여지면서 갈비뼈가 장기를 누르는 게 반복됐죠. 중학교 때까지는 견딜 만했는데, 오랜 시간 앉아서 공부해야 하는 고등학교 때는 적응이 안 될 만큼 힘들어지더라고요. 공부를 계속 하고 싶은데도 몸이 안 받아주니까, 이게 계속 부딪치는 스트레스의 연속이 됐던 거예요.”

 

팔꿈치 아래부터 손목까지 연결되는 뼈가 두 개 있는데, 그는 엄지를 관장하는 뼈 하나가 없는 상태로 태어났단다. 검색을 통해 확인해 보니 Ulna라는 척뼈(骨)와 Radius라는 노뼈(骨) 이렇게 두 개의 뼈가 있어야 하는데, 그는 뼈 하나만으로 태어났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그는 살아오면서 자신의 장애 때문에 뭔가를 주저하거나 내려놓았던 적은 없었단다. 그래서 공부를 놓게 된 게 못내 미련으로 남는다 싶은 눈빛이었다.

 

“연극을 좋아하게 된 건 제 가치관 때문이에요. 사람은 자기 인생을 한 번밖에 못 살잖아요. 그런데 영화와 달리 연극은 훨씬 더 생생한 느낌이 들었어요. 다른 사람들의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하게 되고, 제가 정말 그런 인물의 삶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도 할 수 있게 되거든요. 다른 위치와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이해하는 기회가 주어지니까, 제게는 다른 어떤 분야보다 연극이 더 와 닿았던 것 같아요.”

 

보통 ‘한예종’이라 부르는 한국예술종합학교는 대한민국 예술계의 미래들이 모두 모여 있는 국립대학이다. 임지윤 씨는 한예종의 연극원 연극학과 예술경영전공이고, 연극원 연출과를 부전공한 예비 전문가다. 몇 차례 휴학을 하는 바람에 스물여섯의 나이로 올해 8월에 졸업을 한다며, 그는 사회로 진출하는 나름의 각오를 단단하게 내비쳤다.

 

 

 

 

“학교에 다니면서 공연을 계속 기획하고 무대에 올렸는데,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학교에는 모든 게 다 갖춰져 있었어요. 극장은 이미 있고, 배우들은 연기과 배우들이 있고 연출과도 따로 있으니까 다 갖춰진 상태에서 기획만 했던 거잖아요. 그런데 졸업을 준비하면서 밖으로 나가 몇 번 작업을 하다 보니까, 학교 울타리 밖은 환경이 완전히 다른 거예요. 모든 걸 다 하나씩 섭외하고 조율해야 한다는 거죠. 개인적으로는 그런 세세한 체험을 못했다는 게 조금 아쉽기는 했어요.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얼마나 좋은 시설과 지원 속에서 학교생활을 했는지가 새롭게 확인되는 거죠.”

 

집안에선 늦둥이라서 언니 오빠와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데, 대학에선 바로 위아래로 선후배들이 있어 너무 좋았단다. 장애에 대한 편견 같은 건 전혀 없었고 느껴본 적도 없었기 때문에, 함께 공연을 만들며 지낸 대학생활이 너무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그는 몇몇 기억들을 끄집어냈다. 졸업 후의 준비는 다 됐느냐고 물으니, 그는 결론부터 언급했다.

 

“제 이름을 걸고 극단을 만들 거예요. 더 나아가선 극장도 만들고 싶어요. 무대활동에 장애가 융합된다면 가장 좋겠죠. 연극뿐 아니라 다른 예술 분야도 포함할 거예요. 제가 지향하는 목표는 ‘Art Management(예술경영가)’이니까요.”

 

내용전부보기: http://www.cowalk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594

원문출처: 함께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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