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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답게 산다는 거, 시설에서 나와 알게 됐어요

작성일
2019-02-13
첨부파일

사람답게 산다는 거, 시설에서 나와 알게 됐어요탈시설 뇌병변장애인 황기원
글과 사진. 정혜란 기자  |  cowalk1004@daum.net

 

 

 
 

공부하라는 잔소리가 지겹고 여행과 아이돌 음악을 좋아하는 뇌병변장애인 황기원 씨는 이제 고3이다. 중증장애인 스포츠 보치아 전문 특수학교에 다니며 개학을 앞둔 그는 이번 겨울방학 내내 보치아 연습을 하느라 쉴 틈이 없었다. 기원 씨는 지난 10회 오텍배 서울시 보치아 대회에서 2위를 기록해 은메달을 수상한 경력도 있다. “고3이 끝나면 좀 쉬고 싶어요”라며 해맑게 이야기하는 그의 모습은 여느 수험생과 다르지 않았다. 이토록 평범한 기원 씨의 일상은 성인이라도 홀로 감당하기 버거운 시간들을 지난 후에야 겨우 찾은 것이었다.

 

가족과의 불화, 그리고 시설 입소

작년 10월부터 서울시 자립생활주택에서 살고 있는 기원 씨는 2017년 장애인생활시설에서 나온 일명 ‘탈시설 장애인’이다. 시설에 입소하기 전까지는 따로 생활하는 부모님의 집을 각각 오가며 살았다. 그가 날짜까지 또박또박 기억하는 2016년 4월 1일, 함께 살던 아버지와의 불화가 심해지면서 기원 씨는 아버지의 집에서 차로 한 시간여 떨어진 한 시설에 보내졌다. 그곳에서의 기억을 회상하면서 기원 씨가 가장 먼저 언급한 단어는 ‘감옥’이었다.

 

“시설은 감옥이었어요. 필요한 게 있거나 누굴 만나야 해서 잠깐 나갔다오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어요. 정해진 시간에는 정해진 활동을 해야 하고,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어처구니없는 취급을 당해야 했어요. 감옥은 죄를 지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쳐도 제가 왜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었어요. 내가 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단지 내가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요.”

 

시설 안 문제들을 두고만 보기 어려웠던 그는 시설 안 생활을 기록으로 남겨 ‘국가인권위 원회(이하 인권위)’에 진정을 넣었다. 비슷한 시기 시설 실태조사를 나온 ‘장애와 인권 발바닥 행동(이하 발바닥)’ 활동가가 기원 씨에게 탈시설을 제안했고, 인권위에서 시설 측에 시정명령을 내린 이후 발바닥 활동가들의 도움을 받아 입소 1년여 만에 시설에서 나왔다.

 

“처음 인권위에 진정을 넣겠다고 했을 때, 제게 잘해주시던 학교 선생님께서 다시 생각해 보라는 말을 많이 하셨어요. 시설에서의 일들이 문제인 건 인정하지만, 시설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제가 해코지 당할까봐 걱정을 하셨던 거죠. 실제로 시설 실태조사가 정기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드물어요. 말을 안 듣거나 문제를 공론화하면 퇴소시키겠다며 협박당하는 게 일상인데, 어느 누가 쉽게 이야기할 수 있겠어요. 저도 처음 인권위에 진정을 넣기 전에는 고민을 많이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잘한 것 같아요. 그때 결단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도 30살이 되어서도 계속 시설에서 살아야 했을 거예요.”

 

내용전부보기: http://www.cowalk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6474

원문출처: 함께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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